정부가 지난 21일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경남 거제시 전역과 통영시 일부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거제에 956.1mm, 통영에 766.9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총 433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산사태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이번 선포는 낯선 광경이 아니다. 2022년 6건, 2023년 4건, 2024년 4건에 이어 올해만 경북 안동·의성에 이어 두 번째다.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일상화된 지 오래지만, 재난을 막는 예방 체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지자체에 국비 추가 지원과 세금 감면 등 13가지 혜택을 제공한다. 경남도는 이번에도 재난관리기금 10억원과 재난특별교부세 20억원을 긴급 투입했다. 2023년 한 해에만 전국에서 9,582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총 1조 6,636억원의 복구비가 투입됐다. 문제는 이 막대한 예산이 대부분 사후 복구에 쓰인다는 점이다. 무너진 도로를 다시 깔고, 침수된 주택을 수리하는 데 천문학적 예산이 들지만, 같은 자리에서 내년 또 재난이 반복될 위험은 그대로 방치된다.
사후 처방이 아니라 사전 예방으로, 복구 중심에서 방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는다면 내년 여름에도 똑같은 선포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일부 지자체는 선제적 방재 투자에 나서고 있다. 고양시는 최근 3년간 재해예방 공모사업으로 1,034억원의 국도비를 확보해 경기도 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도는 상습 침수지역인 성산읍과 조천읍에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16억원을 투입해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뚜렷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작년 이 사업을 분석하며 「일부 지역에서 방재효과 부족으로 사업이 취소되거나 설계 오류·시설 결함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예방 투자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