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폭염으로 인한 누적 온열질환자가 132명, 사망자가 3명에 달하자 7월 28일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소집해 「폭염·가뭄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양산은 이미 이틀 연속 최고기온 39℃ 이상을 기록했고, 밀양과 함께 39.3℃로 올해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한 상태였다. 김해·밀양·양산·의령·창녕·합천중부 등 6개 시군에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되고, 도내 체감온도가 33~38도에 이른 가운데서야 이뤄진 대책 회의였다. 피해가 발생한 후 뒤늦게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반복되는 기후위기 앞에 무방비일 수밖에 없다.
경남도는 지난달 16일 제4차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발표하며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추진할 전략을 내놨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홍수 예·경보 시스템 고도화,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도입 등 66개 세부 이행과제가 담긴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올여름 폭염 대응은 무더위쉼터 7,211개소 운영, 독거노인 안부 확인 확대 등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데 그쳤다. 재해구호기금으로 쉼터당 10만 원의 냉방비를 긴급 지원하는 식의 미봉책이 반복되는 것은 장기 계획과 현장 실행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
내년 여름이 오기 전까지 경남도가 예방 체계를 얼마나 강화하는지, 주민 안전을 지키는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조기경보 시스템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하다. 경남농업기술원이 운영하는 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 시스템은 남해와 거제를 제외한 16개 시군에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농장 단위(30×30m)의 기상재해 정보와 대응 지침을 제공하는데,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농어촌 지역 일부가 이 서비스에서 배제돼 있는 것이다. 지자체별 재정·기술 역량 격차가 주민 안전망의 격차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 사이 경남 평균기온은 14.4도로 평년(13.7도)보다 0.7도 상승했고,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가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는 극한기후가 더 이상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일상화된 위험임을 뜻한다. 그럼에도 도의 대응은 피해 발생 시점에 생활지원사 2,916명, 재난도우미 2만4천여 명을 투입하는 인력 중심 방식에 머물고 있다. 폭염경보 발효 후 쉼터를 밤 10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지하수 취수시설 확충에 재난관리기금 5억 원을 긴급 투입하는 것은 필요한 조치이지만, 근본적인 예방 인프라 구축과는 거리가 멀다.
극한기후에 대응하는 방식은 사후 수습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돼야 한다. 2027년부터 시행될 적응대책이 또 다른 계획에 그치지 않으려면, 조기경보 시스템을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취약계층 밀집 지역에 상시 냉방 시설을 구축하며, 극한기후 대응 매뉴얼을 시군별로 구체화하는 작업이 올해 안에 시작돼야 한다. 내년 여름이 오기 전까지 경남도가 예방 체계를 얼마나 강화하는지, 주민 안전을 지키는 실행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