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금융위원회가 청년특례 전세대출보증의 연령 기준을 만 34세 이하에서 39세 이하로 확대하고, 10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신혼부부·유자녀 가구의 대출한도는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늘린다. 청년 주거 부담 완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주택 공급 확대 없이 대출 자격 요건만 넓히는 방식이 과연 청년 주거 안정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수요만 늘리고 공급은 그대로 두는 정책의 한계다. 청년특례 전세대출은 시중 금리 4% 수준보다 낮은 최저 2.0% 금리로 전세 자금을 빌릴 수 있어 청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대출 대상 연령을 5세 확대하면 수혜 대상이 대폭 늘어나고, 그만큼 전세 시장의 수요 경쟁은 치열해진다. 전세 물량은 제한적인데 저금리 대출로 무장한 청년들이 더 많이 몰리면 집주인들은 전세 가격을 올릴 여지를 얻게 된다. 결국 대출 한도를 늘려도 오른 전세가에 상쇄되고, 청년들의 실질적 주거 부담은 줄어들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은 더 많은 빚을 지고도 여전히 집을 구하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실제로 전세 시장은 이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8월 1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11% 상승해 매매가격 상승률 0.09%를 웃돌았고, 수도권 전세가격도 0.19% 올라 매매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는 중이다. 서울은 학군·역세권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대되며 전세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청년 대출 문턱을 낮추면 수요 쏠림은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 5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9.3조 원이나 증가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에 한 치의 흔들림 없는 기조를 유지한다」고 강조했지만, 청년 대출 확대 정책은 정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대출 확대보다 공급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3억 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저렴한 임대주택 물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가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보금자리론도 4억 원 이하 비아파트가 대상이지만, 전문가들은 「환금성과 가치 상승 기대 측면에서 아파트와 차이가 크다」며 수요 전환 효과를 의심한다. 차라리 공공임대 물량을 확충하고, 월세 거주 청년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월세 지원 제도를 강화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현행 청년월세 특별지원은 월 최대 20만 원, 24개월간 지원하지만 수혜 요건이 까다롭고 지원 규모도 제한적이다.
정부가 청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자세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전세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라는 부작용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 10월 시행을 앞둔 지금, 금융위와 국토부는 공공임대 확충 로드맵과 월세 지원 확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들은 더 많은 빚을 지고도 여전히 집을 구하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