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한국은행 경남본부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7로 3개월 연속 개선세를 보였다. 5월 101.9에서 6월 109.5, 7월 110.7로 상승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수치 이면에는 고금리 장기화로 실질 금리부담에 짓눌린 가계의 고통이 가려져 있다. 2026년 2분기 말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소비심리 개선이 실제 소비 여력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문제는 금리정책의 경직성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1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7개월째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3월 5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51%포인트로 전월보다 0.042%p 확대됐으며, 가계대출금리는 평균 4.302%까지 올랐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오히려 2.79%로 0.012%p 하락했다. 은행은 높은 대출금리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반면, 가계는 이자부담 증가와 자산 수익 감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경남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개선됐다는 통계에 안도할 때가 아니다.
고금리의 직격탄은 경남 내수경제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5월 경남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0.7% 증가했으나, 소비와 수출은 나란히 위축됐다. 7월 향후경기전망 CSI는 94로 2포인트 하락하며 경기 개선 기대감마저 꺾였다. 올해 1월 경남 소상공인 경기전망지수(BSI)가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남도가 총 2,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9개 협약은행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지원하고 있지만, 대출 자체가 또 다른 금리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1.5%로 설정하고, 2030년까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총량 관리 자체는 필요하지만, 고금리로 가계를 옥죄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연체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대출 억제만 강조하면, 유동성 부족으로 소비가 더욱 얼어붙고 내수경제는 장기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연 1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지방과 수도권 간 금리정책 체감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이제는 금리 인하 없이도 가계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경남도는 현재 시행 중인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이차보전율을 확대하고, 취약계층 대상 저금리 전환대출 프로그램을 금융권과 협의해 9월 내 도입해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예대금리차 축소를 은행에 강력히 요구하고, 연체 위기 가구에 대한 원금 상환 유예나 금리 감면 등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가계부채 총량만 관리하고 개별 가구의 상환 능력은 외면하는 식으로는 내수회복이 요원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경남 소비심리가 3개월 연속 개선됐다는 통계에 안도할 때가 아니다. 연체율 10년 만의 최고치, 소비 위축, 소상공인 경기 악화라는 경고등이 동시에 켜져 있다. 고금리 장기화가 가계를 더 이상 짓누르기 전에, 경남도와 중앙정부는 실질적인 금리부담 완화책을 내놓아야 한다. 통계상 심리 개선을 현장의 소비 회복으로 바꿀 마지막 기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