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8월 21일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 방식 개편안」을 발표했다. 1972년 도입된 내국세 20.79% 연동제를 폐지하고, 전년도 교부금에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새 산식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54년 만의 대수술이지만, 정작 교육 현장에선 「학생 수 감소」를 명분으로 지방 교육재정을 축소해 수도권 집중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개편안의 가장 큰 문제는 세수 증가의 혜택을 지방교육에서 원천 차단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2027년 교부금을 78조900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예상되는 약 100조원보다 20조원 이상 적은 규모다. 특히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교부금 증가율은 3.3%에 그쳐, 교직원 인건비 평균 증가율 5.1%에도 못 미친다. 결국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순히 예산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교육청과의 협의 테이블을 마련해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지역 간 교육 격차를 방치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인천시교육감이 지적했듯 신도심은 학생 증가로 학교 신설이 필요하고, 구도심은 학생이 줄어도 시설 개선 수요가 여전하다. 그러나 개편안은 단순히 학생 수만 반영해 재정을 축소하는 방식이라 지역별 여건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다. 지난해(2025년) 수능에서 부산은 1등급 비율이 국어 2.5%, 수학 2.6%로 전국 평균을 0.7%씩 하회했고, 경남은 국어 1.8%, 수학 1.4%로 더 낮았다. 충북·전남·경북도 비슷한 수준이다. 경남처럼 산업단지와 농산어촌이 혼재된 광역시도는 학생 수 감소와 교육 여건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교육재정 축소는 이런 격차를 더욱 벌릴 뿐이다.
정부는 초·중등 교부금을 줄여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지만, 투자 분야에 정작 초·중등교육은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감이 지적했듯 이는 「국가가 교육을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인데, 재정 논리만으로 밀어붙인 셈이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이 8월 21일 공동 입장문으로 반대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충분한 현장 논의 없이 제도의 기본 틀을 바꾸는 방식은 교육자치 정신에도 어긋난다.
지방교육재정 개편은 학령인구 감소 대응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고 교육 불평등을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입법예고가 오늘(28일) 마감되는 시점에서 교육부는 16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제기한 우려에 답해야 한다. 세수 증가분을 교육에 재투자하는 원칙을 포기할 것인지, 지역별 여건을 무시한 획일적 감축으로 수도권 집중을 더 심화시킬 것인지. 단순히 예산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교육청과의 협의 테이블을 마련해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