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일) 국무회의는 1954년 이후 72년 만에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오는 10월 2일 시행을 앞둔 이 법은 검찰과 경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완전히 분리하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하지만 야당은 정권 유지용 수단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여당 일각에서조차 졸속 처리 우려가 나온다. 72년 만의 대수술을 두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는지 의문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31일 본회의를 통과한 이 개정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원천 차단하고 경찰에 수사 주도권을 넘긴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면 대검찰청은 사라진다. 여당은 검찰 개혁의 완성이라 주장하지만, 야당은 정권 비판 세력을 무력화하려는 정치 공세라고 맞선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제도 개편의 실효성이나 부작용에 대한 냉정한 검증보다 정파적 이해관계가 앞섰다는 점이다. 국가 권력 구조를 바꾸는 중대 입법을 9개월 만에 시행하겠다는 일정 자체가 졸속 논란을 자초했다.
여당은 속도보다 완성도를 우선해야 하고, 야당은 무조건 반대가 아닌 건설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여당의 강행 일변도 태도는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7월 27일에는 필리버스터 해제 요건을 완화하는 국회법 개정까지 추진하며 입법 속도를 높였다. 형사소송법처럼 국가 수사 체계 전체를 뒤흔드는 법안이라면, 법조계·학계는 물론 시민사회 전반의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여당은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속도전만 강조했다. 새 조직 출범을 위한 인력·예산·시스템 준비는 제대로 되고 있는가. 수사권 공백이나 권한 중복 문제는 해결됐는가. 이런 질문에 명확한 답이 없는 상태에서 시행을 강행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야당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정권 비판 세력 무력화라는 프레임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문제점 지적이나 대안 제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가 정말 문제라면, 어떤 부분이 위헌 소지가 있고 어떤 보완책이 필요한지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야당은 「지옥이 열렸다」는 식의 감정적 수사만 쏟아내며 정쟁의 도구로 삼았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이 법안 논의 와중에도 '돌려차기' 피해자 앞에서 농담을 하다 사과하는 촌극까지 벌였다. 중대 입법을 다루는 국회의원으로서 최소한의 품격조차 지키지 못한 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는 다수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소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형사소송법처럼 국가 권력 구조를 바꾸는 법안은 더욱 그렇다. 협치를 포기한 채 다수의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여당, 그에 맞서 감정적 반발만 일삼는 야당—이런 국회에서 국민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여야 모두 형사소송법을 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위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정치적 공격과 방어의 수단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명백하다.
국회는 지금이라도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의 본질을 되돌아봐야 한다. 형사소송법 시행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충분한 준비와 보완책 마련은 여전히 가능하다. 여당은 속도보다 완성도를 우선해야 하고, 야당은 무조건 반대가 아닌 건설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72년 만의 변화가 정권의 정치적 도구나 야당의 공격 소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 원칙을 잊은 국회가 아무리 많은 법을 만들어도, 국민의 신뢰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