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화 산청군수가 민선 8기 임기를 마감했다. 산불과 수해 현장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군민들과 함께했고, 농어촌버스 전면 무료화와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 성공 개최 등으로 산청의 위상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소통의 한계와 지방소멸 대책 미완성을 아쉬움으로 남겼다.

이 군수는 임기 중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서 항상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펼쳤다. 시뻘건 화마가 산청의 야산을 집어삼키던 산불 현장에서는 매캐한 연기를 뒤집어쓴 채 진화 대원들을 독려했다. 무릎까지 빠지는 진흙탕 속에서도 거침없이 나아가며 수해로 절망에 빠진 군민들의 손을 맞잡고 함께 울었다. "군수의 진짜 자리는 번듯한 집무실이 아니라 군민의 눈물이 떨어지는 절망의 현장"이라는 그의 신념이 녹아 있었다.
인간 중심의 행정은 '농어촌버스 전면 무료화'로 구체화했다. 5일장에서 주머니 속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를 찾으며 위태롭게 버스에 오르던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책 추진의 동기였다. 버스 무료화 시행 후 장터에서 만난 할머니가 "버스 탈 때 지갑 안 찾아도 돼서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 모르겠다"며 보여준 주름진 미소가 그에게는 어떤 상보다 큰 보람이었다고 회상했다.
산청의 미래 산업 기반도 다졌다. 농업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연계해 산청을 '체류형 미래 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킨 그는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를 통해 산청을 세계적인 전통 의약과 한방 항노화 산업의 메카로 각인시켰다. 산청한방약초축제도 정부 지정 명예 문화관광축제로 도약시키며 지역 경제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규모 상하수도 정비 사업과 낡은 생활 인프라 확충도 추진했다. 이 군수는 중앙부처와 국회를 오가며 국·도비 확보에 사활을 걸어 군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퇴임을 앞둔 이 군수는 깊은 아쉬움도 드러냈다. "하루 24시간을 48시간처럼 쪼개어 썼지만 행정의 속도를 내다 보니 군민 한 분 한 분의 작은 목소리를 더 다정하고 세밀하게 청취하지 못한 순간들이 있었다"고 솔직함을 드러냈다. 농촌 지역의 '지방소멸'이라는 거대한 위기 앞에서 청년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장기 대책을 완벽히 완성하지 못한 점도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이 군수는 마지막 편지를 통해 "제가 미처 다 이루지 못한 꿈, 부족했던 빈자리는 위대한 산청군민과 훌륭한 후배 공직자들이 더 크고 아름답게 채워주실 것"이라고 믿음을 표했다. 그는 "이제 평범한 이웃이자 군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며 "비록 군수라는 직함은 사라지지만 심장은 언제나 산청을 향해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