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역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전체 학생 수는 2025년 35만명에서 2029년 29만명 수준으로 4년 새 17% 가까이 급감할 전망이다. 초등학교 신입생은 2025년 2만1000여명에서 2028년 1만7000여명으로 17% 감소하고, 중학교 신입생도 같은 기간 3만2000여명에서 3만300여명으로 7% 줄어든다. 저출산이 교육 현장의 생존 문제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남 지역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117개 학교가 문을 닫았고, 2021년부터 2029년까지 통폐합이 확정된 곳은 유치원 16개원, 초·중·고 20개교 등 총 36곳에 달한다. 이들은 거점 학교로 흡수되거나 통합 신설되며 23곳으로 재편된다. 올해 3월에는 통영에서 9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두룡유치원 1곳으로 통합됐고, 창원에서는 진해중과 진해여중이 신설 진해중으로 합쳐졌다. 내년 3월에는 1905년 개교한 120년 역사의 사천 삼천포초가 대방초와 통합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텅 빈 학교와 일자리 없는 교사, 재교육 기회 없는 성인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통폐합 위주의 대응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에 대한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2029년에는 도내 전체 학교 993개교 가운데 약 30%에 달하는 294개교가 전교생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로 전락할 전망이다. 이들을 모두 통폐합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방치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무엇보다 통폐합으로 비워지는 교육 인프라와 교원 정원을 단순히 감축하는 것은 국가적 자원 낭비다. 저출산 시대에도 교육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대상과 방식이 달라질 뿐이다.
해외 사례는 시사점을 준다. 독일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초등학교 건물을 평생교육센터로 전환했고, 일본은 폐교를 지역 주민의 재교육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비어가는 학교를 성인 재교육, 직업훈련, 노년 문해교육의 공간으로 재배치해야 한다. 경남도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평생교육이용권 사업은 1인당 연 35만원을 7309명에게 지원하는 규모다. 그러나 지원 인원과 금액 모두 급변하는 교육 수요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양적 축소가 아니라 질적 전환이다. 초등학교 교사를 평생교육 강사로 재배치하고, 빈 교실을 성인 학습자를 위한 디지털·외국어·직업교육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독일 함부르크시는 2020년 폐교 예정이던 초등학교 3곳을 성인 디지털 재교육센터로 전환해 연 1만2000명의 재취업자를 배출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평생교육 인프라 확충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안에 시범 지역을 선정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평생교육이용권 지원 대상을 내년까지 2만명으로 확대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학점은행제를 강화하는 등 구체적 로드맵이 시급하다.
학령인구 감소를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별 평생학습 사회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교육부와 경남도교육청은 2029년까지 남은 기간을 통폐합 일정 관리에만 쓸 것이 아니라, 교육 생태계 전면 재편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텅 빈 학교와 일자리 없는 교사, 재교육 기회 없는 성인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할 것이다.







